
자폐증을 치료하기 위해 매카시가 추천한 비타민, 무기질, 보충제, 커피 관장, 허브 치료법은
조이 호프바우어의 호지킨병을 치료하기 위해 마이클 샥터가 권장한 방법,
스티브 매퀸의 중피종을 치료하기 위해 윌리엄 캘리가 권장한 방법,
갱년기와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 수전 소머즈가 권장한 방법과 동일하다.
증상은 다 다른데 치료 방법은 똑같은 것이다.
대체의학 및 검증되지 않은 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비타민 보조제부터 건강기능식품, 대체요법등과
그에 대한 연구들과 그로 인한 피해들 - 스티브 잡스의 경우같은 -을 소개하고 있다.
희한한 사실은 대체요법이 선진국에서는 각광을 받는 반면,
정작 그것이 시작된 나라들에서는 흔히 거부당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치료법과 현대적인 치료법을 둘 다 받아들이는 중국 본토에서는
인구의 18%만이 대체의학을 신뢰하며, 홍콩에서는 14%,
일본은 그보다 적은 비율이 대체의학을 신뢰한다.
중국에서 침술은 거의 시골의 빈곤층에서만 이용되고 있다.
책의 한글 제목은 대체의학을 믿으시나요? 이지만
영문 원판 제목은 "Do you believe in magic?" 으로 훨씬 강력하다.
근거없는 치료와 근거없는 제품으로 낭비되는 수많은 돈과
그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대체의학 업계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어떤 프레임을 짜고 있는지,
업계에 몸담고 있어서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음에도
이렇게까지 철저하단 말인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수법들과
다양한 프레임들로 그들은 우리를 좀먹고 있었다.
케슬러는 자신의 제품들이 주장하는 바를 증명하려 해서는 FDA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생각한 최고의 가능성은, FDA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미국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별의별 로비 캠페인을 보아왔지만 이런 로비 캠페인은 처음 봤다.
사람들은 캠페인에서 주장하는 바를 그대로 믿었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려는 대체의학을 의사와 제약회사들이 저지하려 한다는
자신들의 견해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한것이 있었다.
이런 견해가 큰돈을 벌게 될 사람들과
이미 수십억 달러의 큰 돈을 벌어놓은 사람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저자는 책 중간에서 말한다. 효과가 입증된 대체요법도 분명히 있었지만
효과가 입증되면 그것은 바로바로 주류의학에 편입되기 때문에 더이상 대체의학이 아니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의학으로 남아있는 것들은 어떤 대단한 비법이 있기보다는
여러 검증을 넘지 못하고 무효하거나 심지어는 유해하기까지 하다고.
특히나 치료가 가능한 시기를 놓치게 만드는 업자들의 행태에는
분노감까지 표출하며 그들의 악행을 고발했다.
과학적인 과정은 민주적이 아니다.
다시 말해,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는다고 과학적인 사실이 되는 건 아니다.
과학적인 사실은 증거의 질, 증거의 영향력, 증거의 재현성과 관계된다.
사실 위의 이 말이 나는 가장 와 닿는 부분 중 하나였다.
포퓰리즘적 정책의 하나로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보건관련 전문적인 정책들이 다수결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쓰여서는 안 될 곳에 돈이 쓰이고, 쓰여야 할 곳에 돈이 가지 않는다.
침술에 대한 마지막 반론은 가장 반박하기 어렵다.
침술용 바늘은 심장, 폐, 간을 찌르기도 하고 HIV, B형 간염, C형 간염 같은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등 위험이 없지 않다.
아마 이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사례는 노태우 한국 전 대통령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다.
2011년 5월에 그는 폐에 박힌 침술 바늘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최소 86명이 침술로 인해 사망했다.
진짜 침술뿐만 아니라 엉터리 침술도 효과가 있다면,
피부를 찌른 후 다시 원위치로 들어가는 바늘을 사용하는 건 어떨까?
침술사들은 그런 건 속임수라고 주장 할지 모른다.
하지만 침술은 혈자리가 신경계와 연관이 있다고 이미 속여오지 않았는가.
그러니 한번 더 속임수를 쓴들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
최대한 안전한 방법으로 엔도르핀을 유도할 수 있으면 됐지.
우리나라도 미국 못지않게 각종 대체요법이 많이 횡횡하는 곳이다.
뻔하게 암 수술에 화학요법까지 다 받고 살아남은 사람이
나는 의사들이 포기한 환자였는데 ㅇㅇ를 먹고 살았다는 둥
자연안으로 돌아가서 살았다는 둥, 뜸이라는 둥 탕약이라는 둥,
그런식으로 자신은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살아남아 놓고
타인의 치료받을 기회를 뺏고 치료비용도 뺏는 수많은 이들을 보아왔다.
제발 이런 것들에 속아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더이상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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