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저기에서 그녀가 날 왜 어이없이 바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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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유감 / 문유석 Books & Music

문유석 판사가 검사 내부망에 썼던 글들을 추려서 엮은 책.

과거에 본 검사내전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어떤면에서는 비슷했고, 어떤면에서는 달랐다.

각종 사회적 이슈나 법원 내부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데
내부 게시판에 그냥 쓴 글이라고 보기에는 - 물론 퇴고를 거쳤겠지만 -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글들이라서 작가의 글재주에 탄복했고

더불어서 의사들의 내부망의 글들과 아주 달라서 차이를 느꼈다.
(의사 내부망의 업무나 상황에 관한 글들은 논리정연보다는 팩트 위주로
사실만 나열하면서 레퍼런스가 줄줄줄 달린다. 물론 뻘글도 많고.)

그러면서도 특히 인상깊었던 점은 작가 스스로에 대한 고백이랄까,
타인의 삶에 깊이 관여하는 전문직을 가진 이로서의 성찰인데
이것이 나의 마음과 너무너무 비슷해서 놀랐다


"보통 법조인들은 어린시절부터 사회정의를 위해 헌신하겠다,
약자를 돕겠다는 꿈을 키워왔다는데

저는 학창시절, 좋아하는 책과 음악만 잔뜩 쌓아놓고 섬에서 혼자 살면 좋겠다.
남에게 폐는 안 끼칠테니 간섭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서 살았거든요.

... 

미래에 대해서도 훌륭한 사람보다 그저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했어요"

- 본문 중 -


이 대목을 보는 순간, 이건 그냥 내 이야기다. 싶었다.
학부생 시절 이런 마음가짐으로 의사가 되어도 괜찮은가, 라는 생각에
1년 휴학을 하고 지내면서도 그 고민에 대한 답은 못 내렸으면서
아, 뭔가에 얽매이지 않으면 내 삶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구나, 
나는 평생 이렇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던 나와 너무나 닮아서

이후에도 중간중간 작가 자신에 대한 묘사가 나올때마다
나와 너무 비슷해서 놀랐다.


"학생 시절에 왜 판사가 되고 싶으셨어요?" 라는 질문을 받고
바로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법원에 대한 신뢰를 주긴 줘야 하는데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고."

"솔직히 그저 좋은 직업을 갖고 싶어서였던 것 같아요.
경제적 여유가 있는 환경도 아니었으니
우선 내 힘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안정된 직장이 필요했고,
이왕이면 최대한 남의 간섭 안 받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부끄럽지만 판사의 일을 하면서
뒤늦게 그때 했었어야 할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본문 중 -


... 이 판사님은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나와 정 반대의 길을 가셨고,
누구보다 개인주의자시면서
누구보다 남의 삶에 깊이 관여하는 직업을 택했다는 점에서는 같아서

너무너무 심취해서 읽은 책이었다.

이분, 50대 초반인데 작년에 은퇴하고 변호사도 아니고 작가로 사신다는데
(심지어 이 점까지 내가 꿈꾸는 삶과 같다..!!)
이분의 책을 더 구해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2021.09.27. : 간만의 장거리 운전 Daily life



1.


추석 연휴때 안간 본가를 오늘 하루 연차 내고 토일월 다녀왔다.

나는 경기 북부에 살고 어머니는 경남에 사시는데,
KTX를 타고 가기에는 어머니 집이 근처 KTX 역에서 좀 많이 멀어서
차가 없는 어머니의 편의도 봐 드릴겸
대신 장을 잔뜩 봐서 차로 운전해서 가곤 한다,

대전에 살때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3시간 내외?)
충남 서쪽의 시골 살때는 가기가 좀 어려웠고 (4시간 반 내외)

여기 와서는 거리는 비슷한데 시간대를 잘못 골라서 가면
서울을 관통하는데, 그리고 남양주-하남을 지나 호법분기점으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가늠이 안 되어서 가기가 어려웠다.

올 봄에 갔을때는 금요일날 두어시쯤 출발했더니
남양주 하남에서만 세시간 정체되어 도착하니 일곱시간 반 소요...

그래도 이번엔 가는데 오는데 다 4시간 반정도 걸려서 눈치게임 대성공!


2.

나는 SUV를 싫어하는 편이다.
주차할때도 주변에 SUV가 있으면 주차 하기가 힘들고
(이건 그들의 탓은 아니고 주차공간을 좁게 만드는 건설쪽 문제긴 하지만)
운전할때 앞에 있으면 그 차 앞에 상황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싫다.

특히 편견인지도 모르겠는데 SUV를 고르는 분들이 안전지향적인지
유난히 고속도로에서 안전하게 운전 하시는 분들이 SUV인 경우에
특히 1차선에서 그 앞이 뻥 뚫려 있는데도 천천히 가시면
뒤에서는 그 앞이 정체인지 아닌지 판단이 안 될때가 많다.

경부고속도로처럼 넓은곳에서는 크게 문제가 안 되는데
서울시 외곽순환이나 중부고속도로처럼 2차선인 곳에서는 심각한데
(특히 중부고속은 화물차가 많아서 더 시야 확보가 안 되고 피해 갈수도 없지..)

이번에도 다녀 오면서 저런 차들 때문에 속 터진 적이 한두번이...


3.

당신의 시야가 탁 트이고 앞에 차가 별로 없는데
룸미러로 보니 뒤에 차가 많이 있다면
혹은 당신이 1차선에 있는데 오른쪽 차로로 당신을 추월해가는 차가 많다면

당신이 바로 그 구역의 빌런입니다 -_-+

안전하게 갈거면 제발 2차선으로....




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 / 태현정 외 5인 Books & Music



호스피스 병동은 죽음과 함께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삶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이야기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을날만 기다리는 곳이 호스피스 병동 아닌가요?"
라고 말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치열하게 살았던 너무나 소중했던 생을 마무리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만 볼 수는 없는 일이지요.

- 본문 중 -


내가 기억하는 죽음에 대한 첫 두려움은 초등학교 즈음
티비에서 하는 미스터리 극장에서 피라미드와 미이라, 
그리고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 관한
지금 생각하면 서프라이즈 같은 것이었을텐데,
어린 나는 다큐로 받아들였던 한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저녁에 잠자리에서 2000년에 지구가 망해서 내가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했던 때였다.


이후 죽음에 관한 나의 생각은 여러가지로 변해왔지만
의대에 진학하고, 실습을 하고, 죽음을 목도하고,
마침내 의사가 되어 첫 사망선고를 하던 날부터
죽음이라는 화두는 내 삶과 항상 함께했다.


그런 나보다 더 자주, 더 가까이 죽음을 대하는 
의사, 간호사, 상담치료사 등 의료진의 이야기를 담은 책.

지난번에 죽은자의 집 청소 처럼
혼자 사는 나로서는 차마 혼자 집에서 볼 용기가 안 나서
독서모임에 나가서 짬짬이 읽었다.

성남에 있는 보바스 기념병원의 호스피스 전문 병동 의료진이 쓴 이 책은
그야말로 정해진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나도 언젠가 내가 불치병으로 죽게 된다면
내 마지막은 호스피스로 하겠다고 정해뒀던 만큼 남 이야기 같지 않았고
(그냥 만성질환으로 노쇠해서 죽거나 사고로 죽을수도 있겠지만)

환자들에게 감정을 투영하는것이 너무나도 어려워서
환자들에게 감정을 크게 투영 할 일이 없는 과를 택한 나로서는
한자한자 읽어나가는것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한밤중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환자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병동 간호사의 다급한 전화를 놓치지 않으려고 
휴대폰은 언제나 내 곁에 대기하고 있지요.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면서 매일 죽음과 함께하는 삶이라 해도,
죽음은 익숙해지지 않고 늘 어렵기만 합니다.
어쩌면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들을 돌보는 것만큼,
아니 심적으로는 그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일지도 모릅니다"

- 본문 중 -


환자와 의료진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책은
새삼 죽음에 대한 나의 상념을 지워주지는 못했지만
내가 의사로서 애써 외면한 의료 영역의 일면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 기회가 되었다.

나와, 내 주변의 죽음에 대해 다시한번 곱씹게 된 
짧지만, 무거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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