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선한 가을날, 발코니의 리클라이너에 앉아서
올 들어 처음으로 DAP에 헤드폰을 연결해 들었다.
출퇴근시간에는 경제방송을 듣느라,
그리고 퇴근후에는 내가 혹시 놓칠 통화가 있을까봐
그간 올 전화가 있을까봐 듣지 못했던 음악을
이제는 올 전화가 없어 다시금 들었다.
2.
미움도 원망도 없다.
마지막 통화에서의 이야기처럼
"우린 너무 다른" 사람이었을 뿐
누군가의 잘못은 아니었고
너무 다른 사람을 만나던 우리는
서로 너무 힘들었으니까
3.
헛헛함은 어쩔 수 없겠지만
늘상 그러했듯
다시 시작하면 더 잘 할 수 있냐, 라고 스스로 물어보면
이번에도 다시 시작해도 더 잘 할 수는 없어. 라고
스스로 납득 했기에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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